살인자o난감 감상 후기 제목 등장인물 내용까지 잘 설계된 수작
명절 연휴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o난감을 감상해 보았습니다. 오래전에 웹툰으로 연재되었던 작품인데 저는 그림체가 취향이 아니라서 보진 않았었지만 이때도 독자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평가받았었습니다.
특히나 제목 자체부터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되는 건지... 그런데 작품을 보고 나니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품에 대한 간략한 정보와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을 남겨보겠습니다.
1. 주요 등장인물
1.1. 이탕 (배우 최우식)
평범한 대학생이었으나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후 점차 본인이 범죄자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고 범행 사실도 자연스레 은폐되는 것을 알게 됩니다.
1.2. 장난감 (배우 손석구)
강력계 형사입니다. 특출난 직감과 추리력으로 연이어 일어난 살인사건들이 이탕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1.3. 송촌 (배우 이희준)
작품 중반에 갑자기 등장하는 전직 형사 출신의 무자비한 살인마입니다. 이탕의 행적을 추적하며 장난감 형사와도 마주하게 됩니다.
1.4. 노빈 (배우 김요한)
뛰어난 해킹 실력으로 모든 수사기록 정보를 꿰고 있고, 장난감 형사에게 사건에 대한 자문을 해 줄 정도로 뛰어난 프로파일링 실력까지 갖추고 있는 오타쿠입니다. 그러나 뒤로는 악인들을 처단하는 활동을 도모하고 이탕을 도와줍니다.
2. 줄거리
평범한 대학생인 '이탕'은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증거는 사라지고 다른 범죄자가 특정됩니다. 이런 현상은 연이어 저지르게 되는 우발적 살인사건들에 계속 일어나게 됩니다.
'이탕'은 곧 자신이 범죄자들을 감지할 수 있고 이들을 처단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고 점차 살인마로 변해갑니다. 한편, 이탕을 의심하는 '장난감' 형사는 주변 형사들의 만류에도 이탕을 끝까지 조사하고 추적합니다.
수사망이 자신에게 좁혀지는 데에서 불안은 느낀 '이탕'은 '노빈'의 도움으로 수사의 이목을 벗어날 수 있는 곳에 정착해서 평범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탕'이 알바하던 마트 직원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며 수사망이 다시 '이탕'이 있는 곳으로 옮겨집니다. 그리고 '이탕'을 찾아온 의문의 남성 '송촌'도 등장합니다. 이후로 서로 쫓고 쫓기는 사건들이 계속 진행됩니다.
3. 제목의 의미
제목을 읽으려면 여러 가지로 읽힐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읽던지 간에 각자 나름대로의 의미가 작품의 내용에 모두 녹아들어 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살인자오!난감? 살인자의 난감?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이탕은 극심한 심적 고통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좁혀지는 수사망을 피해 계속된 도피 생활 역시도 그를 힘들게 만들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갑니다.
우발적 범죄로 인생이 완전히 꼬여버린 '이탕'이란 인물이 겪게 되는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들은 '이탕'을 계속 난감하게 만듭니다.
살인장난감?
'노빈'은 어린 시절 집에 침입한 강도에게 부모를 잃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어린 '노빈'의 눈에 비친 사람들은 부모의 죽음에는 아무 관심 없는 모습들이었고 범죄자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는 세상이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사회의 쓰레기들을 처단하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였으나 자신은 힘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범죄자만 골라 처단하는 '이탕'은 자신과 함께 사회의 쓰레기를 처단하는 히어로즈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이탕'에게 '노빈'은 수사망을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조력자였지만, '노빈'에게 '이탕'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소중한 살인장난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인자 난감?
사회의 쓰레기들이 누군가에 의해 처단되었다는 뉴스에 사람들은 잘 된 일이라 여깁니다. 그러나 장난감 형사는 잘못된 방법으로 범죄자가 처단되는 것 역시 범죄이며 법이 허락된 범위 안에서 처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장난감 형사도 결국엔 자신의 가족사와 연관된 범죄자를 처단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4. 살인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살인은 곧 범죄라는 사회규범은 더 많은 살인을 저질렀고 앞으로도 남을 해칠 수 있는 범죄자를 처단하는 것에도 적용되는 가라는 질문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질란테'를 봤을 때와 비슷한 생각이 들었네요.
작품 중간부터 등장하는 '송촌'은 무자비한 살인을 저질러 온 인물입니다. 그가 '이탕'을 찾아온 이유는 어떻게 죽어 마땅한 놈들만 골라서 죽일 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송촌'은 자신의 살인을 더욱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노빈'은 법으로 처단하지 못하는 쓰레기들을 없애기 위해 살인을 선택합니다. 비록 자신은 힘이 없어 직접 살인을 저지르지 못하지만 다른 능력으로 살인자를 돕습니다.
'이탕'은 자신이 저지른 살인으로 인해 범죄자가 되어 잡히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용의 선상에서 계속 벗어나게 되면서 쓰레기를 처단하는 일을 즐기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잡히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행위는 정당한 것이었습니다.
'장난감' 역시 살인을 저지릅니다. 이유가 개인적인 원한인지 공권력을 사용한 것인지 불분명합니다. 그리고 살인자인 '이탕'을 결국 놓아줍니다. 그가 저지른 살인과 '이탕'이 저지른 살인은 정당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인지는 불분명합니다.
글을 쓰다 보니 뭔가 진지한 글이 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작품 자체는 계속 다음화가 궁금해지도록 만드는 몰입이 잘되는 드라마입니다. 웃긴 장면들도 중간중간 나오고 워낙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나와서 더 재미있네요.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수위가 심하지도 않은 것 같고 많이 나오지도 않습니다. 검증된 웹툰을 토대로 만든 작품이라 확실히 재미가 있네요. 열린 결말이라 시즌 2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