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6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황야'를 감상해 보았습니다. '마동석'이 하나의 장르가 된 지 오래된 것 같네요. 압도적인 외모로 펀치 한 방에 사람들이 날아가는 시원시원한 액션은 '마동석'이 아니면 소화하기 어려운 하나의 장르가 된 것 같습니다. 영화 '황야'도 기본 장르는 역시 '마동석'이었는데, '마동석'이 대재앙 후에 멸망한 세계에 등장하였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최대한 스포가 없는 관람평을 작성해 보겠습니다.
1. 영화의 배경
영화는 재앙적인 대지진 이후 인류의 문명이 파괴되고 사막화된 세계를 배경으로 합니다. 사람들은 부족한 물을 공급받기 위해 꾸정물을 구하러 다니고 그 물을 정화해서 마십니다. 돈, 금붙이 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물, 음식, 안전한 안식처가 최고의 가치가 된 세상입니다. 그리고 법과 정의가 사라진 힘과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2. 등장인물 (출연진)
2.1. 남산 (배우 마동석)
황폐화된 세계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을 사냥하는 힘센 사냥꾼으로 등장합니다. 동물을 도축하여 사람들이 가진 물건과 고기를 교환해 줍니다. 딸처럼 아끼는 '수나'를 구하러 '지완'과 함께 적진으로 칩입합니다.
2.2. 지완 (배우 이준영)
남산과 함께 사냥을 하는 파트너입니다. 영화 용감한 시민에서 악역을 맡았던 배우인데 여기서는 선한 역으로 나오네요. '수나'를 좋아하며 '남산'과 함께 '수나'를 구하러 적진으로 칩입합니다.
2.3. 수나 (배우 노정의)
할머니를 모시고 살며, 식인종들로부터 위험에 처했을 때 '남산'에게 도움을 받아 살아남았습니다. '남산'이 딸처럼 소중히 여기는 인물이며, 어느 날 말끔한 차림의 단체들로부터 인류의 희망인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은신처로 데려가 준다는 제안을 받고 할머니와 함께 그곳으로 향합니다.
2.4. 양기수 (배우 이희준)
멸망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의사입니다. 멸망 전 그는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멸망 후 세상에 유일하게 온전히 남은 아파트 건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이어갑니다.
2.5. 이은호 (배우 안지혜)
대지진 당시 헬기에 타고 있던 특수부대 소속 중사입니다. 헬기에 타고 있던 특수부대들은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를 발견하고 여기에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아파트를 재건합니다. 의사 양기수가 자신의 동료들과 주민들에게 인체실험을 한 사실을 알게 된 후 목숨을 잃을 위기에서 빠져나와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해 힘을 빌리러 '남산'을 찾아옵니다.
3. 마동석+콘크리트유토피아+매드맥스+좀비 장르의 환장의 콜라보레이션
엄청난 대지진으로 멸망한 세계에서 멀쩡히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아파트가 병헌이 형이 나온 콘크리트유토피아의 아파트랑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네요. 똑같은 아파트에서 촬영한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황폐화된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요란하게 개조한 차량들이 여기서도 등장하고 힘을 내세워 사람들을 겁박하는 인간 말종들이 여기서도 등장합니다. 별로 긴장감이 없는 게 어차피 마동석한테 걸리면 원펀치에 강냉이들이 다 털리기 때문에 마동석이 나오는 영화는 긴장감보다는 이번에 마동석이 어떻게 강냉이를 심하게 털어줄까 하는 기대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극 중에 인체 실험으로 인해 변해버린 좀비들이 등장합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마동석이 샷건과 마체테 칼까지 사용하며 새로운 액션을 선보였는데 마동석이 돋보이거나 뭐 새롭거나 한 건 없네요. 오히려 좀비가 총을 쏘는 게 더 특별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극 중 이은호를 연기한 배우 안지혜의 화려한 액션이 더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뭔가 영화를 보면서 이것저것 짬뽕해 놓은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토리 자체는 그냥 단순한 편이고, 마동석의 액션과 잔인한 장면들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한 영화라는 느낌입니다.
4. 결말과 관람평
사실 줄거리라고 할 것도 특별히 없습니다. 마동석이 인체실험 당할 위기에 처한 '수나'를 구출하러 가서 풍비박산을 내고 돌아와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식의 내용입니다. 한국의 작품들이 넷플릭스에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마동석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본다면 마동석 특유의 개성에 몰입해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마동석을 잘 아는 사람들이 본다면 식상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그냥 범죄도시 주인공이 그대로 황야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마동석표 인상과 강한 액션이 하나의 장르가 돼버렸지만 뭔가 작품이 많아질수록 점점 식상한 느낌이 듭니다. 마동석만이 할 수 있는 장르이긴 하지만 이젠 연기의 스펙트럼이 점점 넓어지는 배우가 되어 가는 것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