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포네 콤플렉스는 어머니의 과도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딸의 심리적 경향을 말합니다. 그리고 딸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어머니의 심리 성향은 '데메테르 콤플렉스'라고 합니다.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은 위대합니다. 그러나 그 사랑도 어느 정도의 심리적 거리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서로 숨 쉴 틈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1. 한없이 자애로운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는 대지의 여신입니다. 대지의 여신은 곡물을 산출하여 생명의 힘을 공급하고 인간과 동물들을 살찌우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식에게 한없이 자애로운 모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데메테르'는 제우스의 아내이기도 합니다. 다른 아내 '헤라'의 경우 제우스의 바람기 때문에 남편에게 집착하나 '데메테르'는 딸에게 집착합니다.
2. 절세미인 외동딸 '페르세포네'
그녀에게는 절세미인인 외동딸 '페르세포네'가 있었습니다. 절세미녀이기에 여러 남자신들이 가만두지 않을 것이 두려워 '데메테르'는 딸을 시칠리아 섬에 숨겨놓았습니다. 그녀는 섬 친구들과 아름다운 환경에서 즐겁게 살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녀는 어머니의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3. '하데스' 제우스의 형이자 '페르세포네'를 차지한 신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에게 납치되어 땅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하데스'는 지하세계를 주관하기에 형이 땅속에 처박혀 있는 것이 미안한 '제우스'는 이를 묵인하게 됩니다. 갑자기 딸이 사라져 버린 '데메테르'는 그 상실감에 점점 초췌해져 갑니다. 태양의 신 '아폴론(헬리오스)'는 이를 측은히 여겨 딸이 지하세계에 납치되었다고 알려주게 됩니다.
이 사실을 안 '데메테르'는 신전에 기거하며 요지부동하게 되자 곡식의 씨앗이 싹트지 않고 인간들이 굶주리게 됩니다. 그리고 신전에 헌납되는 재물도 영향을 받자 이를 좌시할 수 없었던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보내 하데스에게 뜻을 전하고 하데스는 이를 수락합니다.
4. 페르세포네가 먹은 석류 씨
하데스는 지상에 올라가기 전에 페르세포네에게 석류 씨를 몇알 먹고 가라고 합니다. '페르세포네'는 이를 먹게 되는데 여기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바로 지하 세계의 것을 섭취하면 반드시 일정 기간 동안 지하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데스와 데메테르는 1년 중 1/3을 지하에, 2/3을 지상에 머물게 하기로 합의하게 됩니다.
하데스는 페르세포네와 결혼을 하고 겨울에는 지하에 머물고 나머지는 지상에 머물게 됩니다. '페르세포네'에게는 어머니의 과도한 집착으로부터 잠깐 떨어져 있을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된 셈입니다.
5. 최소한의 심리적 거리감은 필요하다.
인간은 어떤 관계에서든 최소한의 심리적 거리감을 필요로 합니다. 건강한 거리감은 개인이 독립적인 존재로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마련해 주기 때문입니다. 딸을 분리시키는 고통을 겪으며 성숙해진 어머니와 어머니의 보호로부터 벗어나 성인으로 성장한 딸의 모습을 통해 모녀가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이 신화를 통해 그려졌습니다.
어머니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자녀에게 투사하는 것은 애착을 집착으로 변질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불안한 심리가 자녀에게 투사되면 자녀 역시 불안과 두려움 때문에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인간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